마음 가난한 날의 빠떼 간 찹쌀밥 Xôi Pâté Gan Rim

요즘 주식 시장 잘 버텨내고 계신가요.

하루에 인덱스가 4~5 퍼센트 빠지는 건 또 오랜만에 보내요. 

미국 프리마켓 상황을 보니 오늘은 또 더 빠지려나 봅니다. 

장기로 보고 투자하고 있지만 이런 날은 쉽지 않네요. 

 

워렌 버핏은 맥도날드에서 아침 메뉴를 해결하곤 하는데

주가가 빠지는 다음날 아침은 메뉴 중에서 싼 걸 고른다고 해요. 

 

버핏과는 비교도 안되는 포트폴리오를 가졌지만

주가가 빠지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되는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 

 

이런 오늘 점심 메뉴는 빠떼와 간을 곁들인 찹쌀밥입니다. 

Xôi Pâté Gan Rim

가격은 1만 5천 동 (약 850원)

가격으로만 따지면 맥도날드 1달러 정식보다 저렴하네요. 

 

 

간 요리 좋아하세요? 

전 순대 먹을 때 말고는 딱히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베트남에선 간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850원짜리 찹쌀밥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에 거무스름한 것이 간 요리에요. 

그 밖에 빠떼도 보이구요. 야채 피클한 거, 오이 슬라이스, 마늘 튀긴 거, 고수랑 풍성하게 얹어 주셨네요. 

여기에 달콤새콤한 소스도 뿌렸구요. 

오른쪽에 보이는 빨간 소스는 매운 거, 아랫쪽 구석에 하얀 소스는 연유처럼 달아요. 

아래 깔린 건 든든한 찹쌀밥. 

 

밥에 간을 한 점 얹고 야채 피클과 소스를 올려서 한 입.

간은 양념해서 구운 것 같은데 쫄깃하고 퍽퍽하지도 않구요. 

달고 짜고 새콤한 소스랑 튀긴 마늘 슬라이스와도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빠떼는 반미에만 넣는 줄 알았는데 특유의 감칠맛이 찹쌀밥하고도 잘 어울리네요.  

한국에서는 찹쌀밥 하면 나물에 곁들여 먹거나 약밥으로 먹는 정도였거든요. 

태국이랑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찹쌀밥은 안 어울리는 음식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녹두콩이랑 옥수수를 넣은 것도 먹어봤구요 두리안, 망고, 아이스크림이랑도 잘 어울려요.

차슈, 소시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제 간과 빠떼까지.

베트남 와서 주식이 되다시피한 찹쌀밥.

 

든든하게 찹쌀밥을 먹었더니 그나마 헛헛한 마음이 채워지는 듯 하면서 

날카로웠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드는 듯 합니다. 

 

워렌 버핏도 1달러로 이런 맛있는 음식 못 먹는다며 정신승리 해봅니다. 

찹쌀밥 먹고 이번 하락장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견뎌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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