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에서 먹어볼 음식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뇨냐락사인데요.
사실 쿠알라룸푸르에 있을 때 락사를 처음으로 먹어보고
이 음식은 내 취향이 아니구나 했거든요.
그래서 말라카에 왔을 때도 락사를 먹을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참고로 뇨냐락사는 락사의 한 종류로
말라카의 페나라칸(중국 이민자들이 현지인들과 결혼하여 나온 후손들)들의 레시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뇨냐(nyonya)는 이 페나라칸의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구요.
시푸드 베이스의 국물에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서 크리미하면서도 매콤한 맛의 락사입니다.
커리락사와 비슷하지만 오이, 삶은 달걀, 락사 잎 등이 들어간 점이 다르다고 해요.
말라카에서 락사를 파는 가게들이 정말 많은데
검색해보면 Jonker 88이라는 곳을 추천하는 블로그나 기사가 많더군요.
그런데 왠지 관광객들만 가고 로컬들은 안가는 식당 느낌이 나서
다른 곳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말라카에서의 셋째날 아침,
아침에 일어났는데 간밤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잤더니 감기 기운이 있더군요.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도 하고 마침 비가 내리고 있어서
숙소 근처에 봐놓았던 Nyonya Secret이라는 가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들어서니 실내가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데코가 되어 있었고
종업원 분들도 아주 친절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까 종업원 분이 와서 메뉴를 설명해주고 주문을 받았어요.
토스트며 나시 레막, 미시암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저는 뇨냐락사와 Hainese coffee를 주문했습니다.
커피부터 나왔는데 향이 좋았고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맛도 온도도 딱 맞게 좋았어요.
드디어 락사가 나왔습니다.
면에 삶은 계란, 오이, 유부, 새우 같은 고명이 얹어져 있고
국물은 진한 오렌지색에 딱 봐도 얼큰해 보이는 비주얼입니다.
먹어보니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있었습니다.
매콤하면서도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있어요.
진한 국물을 마시니까 몸이 따끈해 지면서 감기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해장하러 간 건 아니지만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양은 많은 편은 아니었고 한 끼 식사로 딱 적당한 정도였습니다.
이 가게에서는 여러 종류의 꾸이(kuih)와 ondeh ondeh 케익이라는 걸 팔더라구요.
Kuih Kosui Gula Melaka라는 꾸이를 하나 사서 남은 커피와 먹었습니다.
말라카산 팜 슈가인 굴라 멜라카(Gula Melaka)가 들어간 꾸이에요.
락사는 8링깃, 커피는 3.2링깃, 그리고 꾸이는 3링깃이었구요.
특이한게 10%의 서비스 차지가 붙더라구요.
테이블 서비스가 조금 남다르다 싶었는데 (약간 미국식) 역시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신용카드는 안받는다고 해서 현금으로 결제를 했구요.
QR코드 결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커피를 다 마실 즈음 밖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나서 나와보니
말레이시아의 독립기념일 Merdeka를 기념하는 시가지 행진이 시작되었더군요.
말레이시아의 전통 의상이며 군복 유니폼 등 갖가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행진을 하며
거리에 모인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군악대는 연주를 하고.
어쩐지 아침에 식당에 가는 길에 사람들이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데
이 행진을 기다렸던 거구나 했습니다.
맛있는 락사와 커피에 기분이 좋았는데
마침 Merdeka 행진까지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운좋게 느껴진 아침이었습니다.
사람들 다 가는 유명한 곳 말고
숨겨진 맛집을 탐험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이잖아요.
제가 락사를 딱 두번째로 먹어보는 거라서
여기가 락사 맛집이다 이런 추천은 못하겠구요.
여기 아니더라도 관광객들로 가득한 종커 스트리트를 벗어나면
로컬들이 많이 찾는 락사 맛집이 많은 듯 합니다.
그래도 혹시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Nyonya Secret의 정보를 아래에 적을게요.
Nyonya Secrets
60, Jalan Munshi Abdullah, Kampung Jawa, 75100 Melaka
말라카와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지난 포스팅도 참고하세요.
2024.09.01 - [분류 전체보기] - 말라카에 가면 푸투 피링(Putu Piring)을 드세요
2024.08.20 - [분류 전체보기] - 말레이시아의 길거리 음식: 바나나튀김, 새우야채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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