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있다가 태국으로 건너온지 2주가 되어 가네요.
오늘은 혼자 여행하는 여성으로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의 경험을 비교해 볼게요.
먼저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했다는 점을 감안해 주세요.
그리고 말레이시아에 비하면 태국에 체류했던 기간이 짧고,
말레이시아에선 서너 개의 도시들을 여행했던 반면
태국에서의 경험은 치앙마이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대놓고 일반화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두 나라 다 혼자 여행하기에 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굳이 비교를 하자면 태국, 정확히 말하면 치앙마이가 더 안전하게 느껴집니다.
아래에서는 왜 그렇게 느끼는지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먼저 그랩이나 볼트를 이용할 때 느끼는 점입니다.
일단 말레이시아에서는 오토바이 옵션이 없어서 택시만 탔었고
태국에서는 택시도 탔지만 주로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제 경험 상 말레이시아에서 택시를 타면 기사분들 중에 말이 많은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랩에 quiet mode로 세팅을 해놓아도 말을 거는 분들이 있어요.
그리고 외국에서 온 여행자라는 걸 알게 되면 개인적인 질문들을 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무슨 일 하냐, 결혼은 했냐, 몇 살이냐 이런 질문들..
그 중에 가장 불편했던 것은 혼자 여행하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여성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네요.
아무리 그랩에 위치 공유나 오디오 녹음 등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도
세상이 위험하다 보니 혼자 택시를 타게 되면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기사분이 혼자 여행하냐고 물어보면
이게 무슨 의도로 물어보는 걸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만 그런가요?)
혹시 혼자 여행한다고 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기사분들이 별 생각 없이,
또는 혼자 여행하는 외국인이라 호기심에 물어보는 것 같아요.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생각 안해보고 던지는 그런 질문 말이죠.
정말 나쁜 의도가 있다면 그런 질문 자체를 안할 것 같아요.
그런 질문 받는 걸 빼면 말레이시아에서 숱하게 택시를 타면서
안전하게 느꼈고 기사분들도 대부분 친절하셨어요.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면서 로컬 분들을 여럿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여자 혼자 여행하는 걸 좀 유별나게 혹은 이상하게 보는 분위기이긴 했습니다.
근데 태국에 오니까 택시를 타도 이런 질문을 안받아서 좋네요.
택시 기사분들도 조용하게 운전만 하시고
오토바이를 타면 아무래도 대화 자체가 어렵기도 하죠.
지금까지 만난 기사분들 대부분 친절하고 약간 샤이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어쩌다 남자들 몇명이 모여있는 길을 혼자 지나가게 될 때가 있잖아요.
아무리 대낮이라도 여성 여행자들에겐 좀 긴장되는 상황일 수 있죠.
말레이시아에서는 모여있던 남자들이 일제히 빤히 쳐다봐서 거북하게 느껴진 적이 한두 번 정도 있었어요.
(예뻐서 쳐다보는 게 아니라 그냥 외국인이라 신기해서 보는 것 같아요)
태국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여행자들이 하도 많다 보니 길거리에 널린 돌멩이 보듯 하는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옷차림.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문화권이라서 여성들의 옷차림이 보수적인 편입니다.
히잡을 두르거나 긴팔 긴치마 차림이 많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중심가를 가면 짧은 바지나 치마 차림의 여성분들도 자주 볼 수 있긴 합니다.
태국도 여성들이 긴팔 긴치마 많이 입는 것 같은데
나시티 짧은 바지 차림의 외국인 여행자들도 워낙 많은 탓인지
복장에 있어서 좀더 자유롭게 느껴지네요.
아, 여기도 사원에 들어갈 때는 긴바지 긴치마 입어야 하구요.
전 개인적으로 긴바지 차림을 선호해서 별 상관 없긴 했는데
짧은 바지나 치마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태국에서 좀더 편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말하니까 말레이시아가 위험하다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말레이시아 여행할 때도 꽤 안전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도 태국이 훨씬 더 안전하게 느껴져서 비교가 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태국은 워낙 관광산업이 크다보니
세계각지에서 오는 여행자들이 많고
혼자 다니는 여성 여행자들도 너무 흔하고 해서 호기심이 덜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말레이시아에는 무슬림 문화의 영향이 있고 좀더 보수적인 분위기인 반면
태국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파워가 센 (그러나 절대 남녀 평등한 사회는 아님)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만큼 치앙마이는 여성 여행자로서 안전하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말레이시아도 혼자 여행하기에 절대 나쁘지 않아요.
혼자 여행할 계획이신 여성분들 중 여행지 선택을 고민하신다면 태국을 더 추천드릴게요.
태국에 좀더 있어보면서 위에 쓴 것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되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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