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여행온지 8일째.
오늘은 쌀밥을 만들어 봤습니다.
아니 왜 여기까지 와서 쌀밥을 직접 하냐구요?
여기 도착해서 처음 5일 정도는
호텔에 지내면서 매끼 사다 먹었구요
엊그제 주방이 딸린 다른 숙소로 옮겨서
이곳에서 이주일 정도 지낼 예정이거든요.
매끼 사먹는 것도 질릴 것 같아서
식료품을 사다가 이것저것 만들어 먹을려구요.
쌀밥도 근처에 식당 가면 쉽게 살 수 있겠지만
사러다니기도 귀찮을 것 같아
주변 상가에 있는 작은 마트에 들려서
이걸 한번 사 보았습니다.
Ketupat Nasi Pek Mini라는 제품인데
찾아보니 Ketupat은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으로
네모난 모양으로 뭉친 라이스 케익이라고 합니다.
Ketupat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정확한 설명인지는 모르겠어요.
포장에 mini pack Malaysian rice cubes라고 적혀 있어요.
가격은 5.65 링깃입니다.
진열대에 보니까 이거 말고 일반적인 쌀 봉지도 보였는데
굳이 이걸 산 이유는 호기심이 생겨서 이기도 하고
다른 쌀 봉지들은 훨씬 더 커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다 못먹고 버릴 것 같더라구요.
포장을 열었더니 아래와 같은 작은 쌀 봉지가 스무개 넘게 들어있습니다.
포장 뒷면에 나온 요리 방법입니다.
냄비에 넣고 잠기도록 물을 부어서
60-90분동안 끓인 다음
실온에서 식혀서 원하는 크기도 자르라는 것입니다.
좀 의아했던 게 조리 시간이었는데요.
무려 한 시간이 넘게 끓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보통 한국식으로 냄비밥을 하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아무리 조리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한 시간이 걸릴 일인가요?
아무튼 하라는 대로 냄비에 물을 붓고
쌀 패킷을 대여섯 개 넣은 다음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물의 양은 얼마 넣어라 이런 게 아니라
패킷이 잠길 만큼 넣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20-30분 정도 지났는데
배가 고파서 더 기다리기 싫은 거에요.
그래서 하나를 건져 보았습니다.
쌀이 익어서 패킷이 통통하게 부풀어 올랐어요.
포장을 벗겨 봤더니 밥이 다 익었더군요.
그릇에 담아 보았습니다.
맛은 특이할 것 없고 쌀밥 맛인데
한국식 밥처럼 물 양을 맞춰서 지은 게 아니라
물을 잠길 만큼 넣고 끓인 거라서
고슬고슬한 밥이 아니라 물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급한대로 먹을 만 했어요.
고슬고슬하게 먹으려면
팬에 넣고 가열해서 물기만 날려주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는 패킷 하나에서 나온 양인데
한국에서 먹는 밥의 반공기 정도였어요.
밥을 메인으로 안드시는 분들은 이정도도 괜찮고
아니면 두 패킷은 드셔야 할 듯 합니다.
한가지 편리했던 것은
밥이 소포장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끓이고 나서 좀 식혔다가 귀찮게 소분할 필요 없이
그대로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넣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 하나의 장점은
밥 물을 맞춘다거나 뜸들일 필요 없이
물에 넣고 그냥 끓여 버리면 되는 식이라서 조리가 쉽다는 점입니다.
나는 한국식으로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이 좋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단기로 여행오는 분들은 여기서 밥 지을 필요가 없을 것 같구요.
여기서 장기로 지내시는 분들 중에
나는 냄비밥이 어렵다 이런 분들은
한번 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